어제의 문장

서서히 책이 손에 잡히기 시작한다.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모아놓기로 했다. 트위터보다는 블로그가 저장용으로 좋기 때문에, 앞으로 이글루스에 자주 들어오게 될 것 같다.


어제의 문장은 82년생 김지영에서 추렸다.

109p, "김지영씨는 가슴속에 눈송이들이 성기게 가득 들어차는 느낌이었다. 충마한데 헛헛하고 포근한데 서늘하다. 남자 친구의 말처럼 덜 힘들고, 덜 속상하고, 덜 지치면서, 어머니의 말처럼 막 나대면서 잘 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119p, "서운함은 냉장고 하나 위나 욕실 선반 위, 두 눈으로 뻔히 보면서도 계속 무심히 내버려두게 되는 먼지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두 사람 사이에 쌓여갔다."

120p, "이미 바짝 말라 버석이는 묵은 감정의 먼지들 위로 작은 불씨가 떨어졌다. 가장 젊고 아름답던 시절은 그렇게 허망하게 불타 잿더미가 되었다."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1. "...준다는 것은 어떤 사람을 주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그들 두 사람이 생에 대하여 감사하게 된다." (35p)  나의 마음은 숨어있다. 내가 '주는 사람'이 되어버리면 그녀가 도망갈까 한없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녀를 만나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된다면, 하루에도 수십번 고뇌하는 순간을 피할... » 내용보기

오늘의 문장

개밥바라기별. 황석영나는 아버지가 지난 몇년간의 생존에서 퍽 지쳐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는 종로에 있던 몇 집 안 되는 양식을 하는 그릴에 가서 합격 축하 점심을 먹었다. 자장면쯤을 기대했다가 돈가스라는 희한한 음식을 처음 먹었다. 아버지의 얼굴은 웃고 잇었지만 끝내 밝아지진 않았다. 아버지는 그 무렵에 이미 자신의 병을 알고 있... » 내용보기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그 누구도 나... » 내용보기

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소설집기린이라고 이름 지어준 강아지 말고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장애 아동(깊은 밤, 기린의 말),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사랑을 위해 오보를 낸 기상청 담당자(일기예보의 기법), 어머니의 노랫소리를 듣기 위해 터널로 찾아가는 누나 (주쌩뚜디피니를 듣던 터널의 밤), 뉴타운에서 할머니를 잃고 방화를 저지른 고등학생과 이를... » 내용보기